갑자기 지난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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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니까 |
생각해보니 난 가을에 사람을 많이 사귀었던 것 같다. 친구도 애인도 가을에 사귀게 되었다. 대학 3학년 때, 역시 가을부터 사귀게 되었던 사람에게서 '넌 너무 아이같아서 굉장히 어른스럽고 강한 사람과 사귀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세상엔 나쁜놈들이 너무 많다나? 그 아이는 나보다 늦게 태어났으면서 어른인 척을 많이 했다.
내가 무엇을 하든 내편이 되어 줄 것 같은 좋은 친구도 가을에 만났는데, 어느새 연락이 뜸해졌구나. 보고싶다.
가을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어 좋았는데, 올해 가을은 책속에도 사람이 없다. 나도 모르게 국가를 의인화시키려하고 있어. ㅇ<-<
몸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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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스터디를 마치고 태극권을 하다가 갑자기 찾아온 몸살에 서둘러 집에 돌아왔다. 일본어 스터디 준비를 조금 하다가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서 그냥 자기로 함.
JP씨가 내 후배가 된다면, 동생처럼 라면을 끓여 주어야 한다는 말에 '얼마든 끓여 드린'다는 답문을 받았다. 그래도 가능하면 내년에 함께 합격하면 좋겠다. 문자는 잘 보관해 두었다가 동기가 되었을 때라도 써 먹어야지.
そういうわけでJP씨와 영어 외에 다른 스터디도 해보기로 했다. 우선 국제법 조문외우기를 병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괜찮다면, 나는 정치학을 좀 좋아하고, 잘한다고 인정도 받는 편이지만 굉장히 덤벙거리는 편이기 때문에, 정치학도 함께 공부하며 바로 잡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JP씨도 학교에서 정치경제수업을 들으니까 내게 또 다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어제는 국제법 마지막 수업이었는데, 이제 답안을 정확하게 쓰고 있고 시야도 넓으니 앞으로는 반복만 제대로 해서 잊지 않도록 하라는 평을 들었다. 나처럼 게으른 영혼에게 딱 맞는 충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내일부터 11월 2일까지 국제법(경제법 포함) SUB 완성. SEE U THEN.
피로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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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내 맘대로' ヒロウ군이라고 부르기로 했던 PH군은 학교 다닐 때 별명이 정말로 '피로'였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왠지 미안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정말 미안해'지고 말았다. 맛있는 커피도 또 얻어 마셨는데. 다음에는 저녁을 얻어...가 아니라, 책도 나눠보게 해 주고 고맙다. 어떻게 보답하지?
사실 보답한다기 보다 '자세를 바르게 하면 더 멋질텐데 ヒロウ군의 자세는 왠지 피로.' 이런 식으로 놀리고 싶어진다는 것이 문제. ㅇ<-<
국제경제학 수업이 끝났다. 내일 국제경제법 수업을 마치고 나면 계획대로 2주간 자율학습이다. 열심히!
여자는 무서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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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를 나왔는데도 여자를 대하는 일 만큼 쉽지 않은 일이 없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은 느끼지 못했던 어려움을 고시공부를 하는 중에 느끼고 있다. 아마 공부에 100%집중하려는 상황에서 여자들을 대하려니 민감함이 극대화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나에게 그들을 배려할 만한 정신력 따위는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뭐, 이런 이유로 여자들에게는 아는 척도 하지 않으며 고시생활을 무사히 유지해 왔는데 요즘들어 나에게 다가오는 여성분들이 많아지고(같은 강의실에 굉장히 발이 넓게 친절한 사람이 있었다. 털썩..) 태극권에도 여성분들이 점점 다가오니 신경쓰여 죽겠다. 전에는 '어쩌면 나는 부끄러운 소년의 영혼일지도 모른다'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해 보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할머니와 고모들 아래에서 10년의 유년시절 동안 당하고 산게 많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여자들의 말이란 비수보다 날카로우니 말이야. 이런 말을 내뱉으면서 생각도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은 게 문제고... 본인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은 더 놀라운 문제지.
그래서, leave me alone. please.
K여사님 생일축하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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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생일파티.
딸기케익과 소국다발이 함께한 저녁:) 오래오래 건강하시면 좋겠고, 지금처럼 작은 일에도 행복해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내일 오후에는 경제법 수업이 없는 관계로, 집에서 국제경제학을 좀 정리하고 저녁수업에 갈 생각이다. +일본어 스터디 숙제도 하고... 영어 문법도 정리하고 ㅇ<-<
국제경제학수업에서 알게 된 H씨에게 답안을 좀 봐주기를 부탁했는데, 세심한 배려에 감동했다. 사람 자체에 감탄해버린다는 것은... 아무튼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놀란 저녁.
그러고보니 주변에 갑자기 H씨가 많아졌다.
브로크백마운틴 보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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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
브로크백마운틴. 극장에서 못봐서 아쉬웠는데 무심결에 방문한 그곳에서 보고야 말았다. 심지어 우리학교에서 하는 군... 젠장. 다음주 초까지는 미친듯이 바쁘다구 ㅇ<-<
바쁘다. 털썩
중간점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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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활 |
금주의 중간점검- 정신없다.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정리를 하고 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 우선은 일찍 자기로 하다.
D양과 함께 앉아서 수업을 들었는데 왠지 좋은 기분이 들어서 풀어져 버렸다.(D양은 놀라울 정도로 친절하다) 그 와중에 수업시간에 대화를 하는 만행도 저질렀고, 선생님이 하신 질문에 대답을 못해서 정말 답답함에 미치는 줄 알았다. 바로 어제 배운 것이었고 기억이 막 나려는데 입에서 확 튀어나오지 않은 간질간질함이라니...
내년이 마지막이란 점을 잊지 말자.
무소식이 희소식인 것은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다. 겨우 하루동안 연락을 못했을 뿐인 DB군이 오늘 아침에 수술을 했고 점심때 다 죽어가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심각한 수술도 아니었고 잘 끝났다고 하지만 몸에 칼을 덴 것이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어서 회복하고 빨리 볼 수 있으면 좋겠다.
JP씨도 오늘 지방에 다녀와야 한다고 하여, 영어스터디를 만든 이래, 처음으로 휴강(?)을 했다. 아무튼 체력이 좋아야 합격도 빨리 온다. 태극권 화이팅! (응?)
서울수련회 공개설명회 초대 - 10.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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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
태극권 공개설명회에 초대합니다. 태극권에 관심이 있는 분은 누구나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ㅇ 10.12(일) 14:00, 서울대 학생회관 315호
ㅇ 내용 : 기초의 이해, 몸으로 해보기, 문답과 다과 등
ㅇ 설명회에 이어 우리 수련회 신입회원 과정(12주)이 진행되며, 태극권의 체계적인 기초 동작과 "건신태극권"을 배우게 됩니다.
ㅇ 이번 설명회는 서울대 태극권동아리와 공동으로 개최합니다.
ㅇ 부담없이 오셔서 차 한잔과 정담을 나누고 가세요^^
ㅇ 문의 : 박규성 010-6789-0801, yoonman@nate.com
※ 자세한 내용은 http://www.s-taichi.com/를 참조하세요.
오늘부터는 더 바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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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활 |
국제경제학 수업이 시작된다. 국제경제법 수업도 계획되어 있다. 영어스터디 준비를 하면서 일본어스터디 준비도 해야 한다. 동시에 1치시험 준비도 필수.
오늘 태극권 수련 후 마신 맥주는 꽤 맛있었다. 회사에 다닐 때에도 맥주는 잘 마시지 않았던 편이어서 (술 자체를 잘 안먹었지만) 조금 생소했고, 낯선 맛이 좋았다. 하지만 국제법 답안숙제를 못했으니 큰일. 여하간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터라 아직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답안지에 옮길 수가 없는 것이다.
집에 오는 길에 JP씨와 통화를 했는데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조금 당황했다. 실례가 될 만한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겠지... ㅇ<-<
We invite you to the 11th Class!!(Oct. 12, 2008)[S. Kore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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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
We want to invite you all to this introductory session before the 11th Class of TAIJI. We have been operated the 'Gunshin course' - 12 weeks course for beginners of TAIJI- since 2004 and has constantly improved its programs for easier and better learning. Full English translation is provied for foreigners.
This will be a wonderful opportunity to enrich your life :)
We hope you will join us on October 12.
Details
ㅇ Introductory lecture: October 12(Sun.) pm 2 at Room 315 of Student Union build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South Korea
(NOT the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ㅇ Schedule : Understanding the basis of TAIJI, practice, Q & A Session, and coffee break.
ㅇ The 12 weeks-long Gunshin course begins after the Introductory lecture. We practice every Sundays at the Seoul National University.
ㅇ For more informaiton, feel free to contact us
Kyu-sung PARK 010-6789-0801, yoonman@nate.com
스터디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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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활 |
영어스터디에 이어...
10월부터 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일본어 스터디가 잡혔다. 좋은 H씨도 함께 하게 되어서 기쁘다. E양은 2차 경험이 있다. 문제는 내가 일어를 상당히 못한다는 것인데... 노력하면 안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니까 걱정할 시간이 있다면 공부를 더 해야 겠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외국어는 다 준비했다는 착각을 했는데 요즘 자신감이 급강하하는 기분이다. 아니 1년 전 고시준비를 시작하면서부터 외국어를 손에서 놓았고 지금은 영어로 몇마디 하는 것도 어려워졌으니...
Now, it is not easy for me to translate even the words above. hmm... ?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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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랑 |
갑작스러운 죽음의 소식은 책속에 묻혀 지내던 나를 급하게 일으켜 세웠다. 나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고 안부의 문자를 보내고 더 많이 웃고 더 오래 바라보았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거나 할 때에만 특히 대인관계에 집중하게 되는 내가 좀 간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의 무심함이 한번에 해결되는 줄 알고 있는 걸까?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에게 늘 100%의 내가 함께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정말 잃어버린 후에 후회해버리고 싶지는 않고 상처를 깊이 주고나서 그로인해 나도 상처받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이 가득하던 오늘 x-boyfriend에게 연락이 왔다. 내가 정신 못 차리고 있던 시기에 기대려고 했을 때, 왠지 매정하게 거절당해서 스스로 너무 부끄러웠는데, 이렇게 연락을 받고 나니 굉장히 당황스럽고 걱정까지 되는 것이었다. 그 사람을 좋아하던 때의 기억은 너무나 선명했고, 얼마전의 내 바보같은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도 뚜렷해서, 마음이 산란했다.
나는 갑자기 얻게 되는 것에 대해서는 확신을 못 갖는 것 같다. 진짜로 내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까지는 언제나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그 사람을 만나려고 할 때는 이것을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뒤늦게야 깨달은 것이 안타깝다.
K는 왜 나에게 연락하게 된 것일까? 목소리에 왠지 힘이 없다. 하고 싶은 말은 하지 않은 채로 수화기 너머에 있는 그가 사라져 버릴까봐 두려워서, 나는 계속 무언가 의미없는 이야기 조각들을 건냈고, 그는 끝내 말을 꺼내지 않고 집에 들어갔다. 어쩌면 그에게 필요했던 것은 말 한마디보다 다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L은 꽤 취했다. 집에 오는 길에 전철안에는 취한 사람들이 가득해서 꼭 전화기를 타고 L의 술냄새도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취해있는 것은 내가 아닐까. 마음이 어지럽다.
보고 싶은 사람을, 보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 멋진 일 같다. 오늘은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정해진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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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지지 않은 것 |
갑자기 휴강을 하게 되었다. 목도리를 칭칭 감고 집 앞 어느 골목길의 따땃한 볕 아래 선 나는 오늘 강의가 취소되었다는 전화를 받는다. 잠깐. 집으로 그냥 들어갈까 말까 생각을 하다가 길위로 나왔다.
갑자기 앞으로 8시간의 자유시간을 얻은 나는, 마치 8시간 후면 지구가 멸망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멍해지고 말았다. 이내 가을 바람과 함께 산책을 하기로 하고, 골목길과 아이들과 어른들과 시장과 도로의 자동차들을 구경하다가 사진기를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는 것에 후회를 하고 말았지만 언덕위의 5층 집까지 올라가기는 귀찮아져서 그냥 바람을 조금 더 느끼다가 돌아왔다.
왠지 기계적으로 살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틀을 깨고 갑자기 찾아온 사건에 대해서는 무방비상태로 노출되게 된 것 같다. 정해진 듯 길을 걷고 있지만 실은 정해지지 않은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상하게 익숙하지 않은 것에는 깜짝 놀라버리고 만다.
JP씨의 문자는 의외로 아가씨답다는 것을 발견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면이 재미있다.
J는 중국에 도착했겠지? 어서 합격해서 만나고 싶다.
주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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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활 event |
어제 A의 결혼식 축가는 피아노와 함께 잘 부를 수 있었다. 12시 결혼식인데 9시에 성당에 도착해서 성당 사무장님을 달달 볶아서 없던 피아노를 만들어냈다. 노래부르는 동안은 긴장을 너무해서 아무 기억이 나지 않으니, 뭐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
성당에서는 결혼할 때, '이제 한 몸이 되었으니.. 자신의 몸을 소중히 돌보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게 존중하고 사랑하라는 말씀을 전한다. 결혼하는 사람들은 물론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하지만, 결혼 전에 가졌던 사랑만이 아니라, 결혼을 통해 하나가 되기로 결정한 것이고 또 그렇게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마음에 담아두었으면 좋겠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5회 모의고사에서 내가 쓴 답안이 최고답안으로 뽑혔다. 하지만 아무리봐도 형편없이 썼던 글이어서 좀 창피했다. 오히려 앞부분은 6회 모의고사가 더 나은 편이었고 7회도 꽤 괜찮게 썼는데... 뭐. 잘 쓴 것을 꼭 경쟁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상한 글을 보여주는 것은 창피한 일이야.
오늘은 셋다 왠지 풀어진 분위기에서 스터디를 한 후, JP씨의 차를 얻어 타고 신촌에 나왔다. 자동차에 타보는 것은 꽤 오랜만이고 또 앞좌석은 정말정말 오랜만이어서 나도 모르게 기분이 붕 뜨고 말았다. 그래서 한없이 떠들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어른스러운 태도를 보이느라 고생했다. 스터디할 때는 DB군이 21살 같다는 이야기를 건내서 충격을 받았는데... 내일부터는 아나운서 말투쓰고 어른스럽게 행동해야겠다.
신촌에서 L군을 만났다. L군과 만날 때면 늘 좋은 영화를 함께 봤고, 오늘도 그랬다. 영화를 보고 맛있는 음식과 음악이 특히 멋있던 돈까스 집에서 식사를 하고 화이트와인을 마셨는데 대책없이 취해버렸다. 해는 쨍쨍한데 새빨간 볼을 하고 신이나서 길 한가운데를 헤헤거리며 돌아다니는 모습은 꼭, 빨간머리 앤이 실수로 전해준 사과술을 잔뜩 마신 다이애나가 헤롱대는 모습이었다. 전혀 어른같지 않았다구. 나는 L군보다 대단한 어른인데, 확실히 그렇다는 걸 보여 줘야 할 것 같다. 내 태도도 지금 너무나 어중간하다. 아니 어중간하지도 못하다.
L군은 아직 나를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L군에게 기대고 있는 것일까? 기대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어른이라면 그러면 안돼.
지난 주는 정말 내게 특별한 한주였다. 구체적인 듯 하면서도 조각나 있던 파편들이 하나로 모인 것 같았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잡았다. 주중에 JP씨와 식사를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JP씨도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에 꽤 관심이 있을 것 같았다. 오늘 차에서 이야기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고, 왠지 동지를 알게 된 것 같아서 기뻤다. 긴 눈이 예쁜 개성있는 동지.
요즘은 일이 너무나 잘 풀리고,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 속에 둘러싸인 것 같아서 기쁘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고 동시에 날 좋아해주는 특별한 단 한 사람이 더 필요하고 그래서 많이 힘들다.
내일부터 바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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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한주 후에 |
내일부터는 정말정말 바쁘게 될 것 같다. 하루 8시간씩 수업이고, 피아노와 노래 연습도 두시간씩 매일 하고, 금요일에는 좀 길게 한 후에 토요일 오전에 번역수업을 듣고 결혼식장에서 노래를 부르게 될 것 같다. 그러는 사이사이에 어제 본 번역 시험 첨삭을 받아야 하고 번역 예습과 스터디 준비를 해야한다. 국제법 8시간 수업에 대한 복습도 해야지(예습은 엄두도 안나)
어제 감기가 좀 심해져서 그냥 자버리고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영어스터디 준비를 했다. 미처 다 하지 못하고 스터디하러 가야했는데, 불행 중 다행인지... 스터디원들이 준비 범위를 잘못 알아서 제대로 준비한 셈이 되었다.
약속이 있다고 하여 JP씨와 점심을 먹지 못했다. 스터디 후에 매번 함께 식사하는 것을 이제는 기대하게 된 터라 조금 섭섭했다. 그래서 무슨 약속인지 자세히 물어보았고(내가 심하게 물어봤는지) 상당히 구체적인 대답을 들었다. '남자친구'만나러 간다고. 하하
보통 남자분들은 친구 만나러 갈 때 남자친구라고 하지 않는 것 같았는데, 그렇게 부른 것이 재미있어서 조금 놀려주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만약 JP씨가 특별한 남자친구가 있는 사람이었다면 상처받았을 것 같았아서 미안했다. 수요일에 보면 사과해야지.
K군은 내시경검사까지 했다고 한다. 술은 그만 마시고 건강해지면 좋겠다. K군과 P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학원 사람들이 P씨에게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고, 그게 좀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P씨처럼 방어적인, 그래서 너무나 공격적으로 보이는 분은 어떻게 조언을 해야 바뀔 수 있는 걸까? 스스로 너무 감싸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집에 오는 길에 동암역에서 마을버스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내가 타 본 적이 없는 버스들은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가을이 가기전에 마음이 맞는 사람과 아무 버스나 타고 이야기하면서 한바퀴 돌아보면 좋겠다. 10월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