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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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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 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다시 취업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2차시험도 봤기 때문에 구직 기간이라고는 없었고, 6월 5일 2차 결과를 받고 실의에 빠졌던 한주 사이에 이루어진 해드 헌터의 연락으로 너무 '손쉽게' 직업을 구했다.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누군가를 만날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그리고 만날 수 있었다. 좋은 친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친구 이상의 사람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것도 아주 슬픈 경험을 통해.


나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 사람에게 나는 들판에 피어있는 꽃으로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에게도 나는 친구가 아닌 존재였다. 친구 이하의 존재.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명백히 그런 것이었다.


그 애매한 태도를 나는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자아가 강한 여자다. 그런 나를 그런 식으로 대한다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나를 귀찮아한다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 오후, 나를 간단히 무시해 버리고 다른 사람과 만나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그 여자는 화려했다. 나처럼 재미없는 단정한 차림새도 화장기가 전혀 없는 밋밋한 얼굴도 아니었다. 나처럼 크고, 날씬하지만 훨씬 생기가 넘치는 화려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여자였다. 둘의 웃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만큼 내 가슴에 깊히 박혔다.


그 날 이후, 나는 그 사람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좋은 사람이라는 감정 대신에, 인정받고 싶다는 감정이 파고 들었다. 내 가치를, 내 존재를 남에게 인정받고 싶다고 발버둥치면서 자신이 점점 미워졌다. 내가 가진 조건들이 모두 부족한 것이 되었고, 나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할 매력없는 호박같은 여자가 되어 있었다. 내 팔은 너무 두꺼웠고, 내 가슴은 너무 작았으며, 나 허리는 아줌마 같았다. 가치가 없는 존재.


발버둥치던 와중에 어렵게 만나자는 약속을 잡는 순간.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그를 보러 가는 일이 귀찮았다. 그를 만나고 돌아와서는 다시 만나자고 하는 순간에는 다시 구걸하는 거지같은 자세가 되고, 정말 만나자고 하면 어쩌지. 이런 병신같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날 그 장면은 그런 것이었다. 내 자존심과 함께, 내 안의 빛과 달콤함과 아름다움을 모두 시궁창에 처박아 버렸다. 내 안의 넘치는 사랑을 모두 시궁창에 처박아버렸다. 이제는 악취밖에 맡을 수 없다. 내 향기는 사라졌다.



처음에 그 아이를 관찰하면서 나 같은 상처를 받고 자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 떠나간다는 것을 참을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부서진 마음에 그를 걱정할 여지도 있었다니 나는 그 사람을 많이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다. 자존심을 던져버리고, 떠나가도 될지 물어봤다.


그의 답은 한결같이 애매하다.


그는 내가 떠나도 관계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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