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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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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늘 그렇기 마련이지만, 지금의 나를 표현하기에는 더함도 부족함도 말.


새로 선택하려는 길이 기대되면서도 무섭다. K여사님이 걱정되고 걱정된다. 세모어깨도, 아직 자리에 누워있는 할머니도 걱정이다. 꿈이 아니라 돈을 좇았어야 했나.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 잘못이었나. 나 자신에 대해 의심한다. 이 사람들은 여전히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내가 보살피는 것을 멈추고 공부를 시작한 것이 얼마나 큰 잘못으로 드러날까. 그들과 함께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하고 싶어서 선택한 길의 끝이. 결국 지켜줘야 할 사람들을 생사의 경계에 세워버린, 아니 그 경계에서 밀어버린 것과 다름없을까봐 무섭다.


내일 사랑니를 뽑기로 했다. 철사같은 대주사바늘을 쑥 찌르고 수술. 또 한껏 울어버리겠지만, 사랑니와 함께 두려움도 사라지면 좋겠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은 불안정함이고, 자유다. 어느 한쪽에 매몰되지 않고 균형있게 한발한발 나아가고 싶다. 내 꿈은 죽을 때까지 나아가야 이룰 수 있으니까. 이렇게 긴 여정이 있는데도 슬퍼하거나 분노하거나 좌절할 시간도 없이 나아가야 한다니. 그런 여유조차 가질 수 없는 내 삶은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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