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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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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다.


남들은 어려워서 풀지도 못하는 문제들은 1분안에 답이 나오는데 남들이 다 아는 문제들은 푸는데 10분도 넘는 시간이 걸리고 답도 못 맞춘다. 시험은 일반 수험생들이 보기에 반 정도는 다 알만한 문제인 것 같다. 나에게는 너무나 어렵다. 촉박한 시간동안 푸느라 헷갈렸거나 착각해서 틀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이해하기 힘들어서 틀리는데 아무도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1차 시험에 그들이 생각하기에 쉬운 문제만 나올까봐 정말 두렵다. 지금까지 한번도 해 본적이 없는 두려움 때문에 당황스럽고 무섭다.


스터디한지 겨우 4일째인데 그동안 매일 긴장으로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잤다. 다른 사람들 답안에 대해서는 별로 심한 평가가 없었는데 유독 내 답안에 대해서는 세 사람이 입을 모아 평가해 준다. 많이 지적받은 만큼 많이 나아져서 금방 합격하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는데 겨우 4일인데 평가가 비난으로 들린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정치학은 7개월 전에 혼자 공부하고 한달전에 한게 전부지 않냐... 아무리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보려고 해도 상처를 받는다. 내 머리가 이렇게 나빴던가. 스스로를 자꾸 저평가하게 된다.


전철에서 내려서 버스를 탔는데 눈물이 났다. 나이 서른에 아이들도 부끄러워서 흘리지 않을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걸어 왔다. 남들은 손자들 재롱 보면서 따뜻한 집에서 간식드시며 지낼만한 때에 밖에서 고생하는 엄마 생각을 하니 내가 한심하고 죄송스럽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고,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잠시만 참아달라고,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모아둔 돈으로 공부 했는데 이제 그나마 있던 돈도 바닥나는 시점에 모의고사도 스터디 답안도 이 따위로 하는 나에게 실망하게 된다. 겨우 모의고사 정도에 흔들리려는 내가 실망스럽다. 그리고 무섭고 힘들다.


아무리 힘들어도 힘들다는 이야기 안해봤는데 지금은 힘들다는 이야기 조차 안해봤다는 사실이 후회된다. 어떻게, 누구에게 힘들다는 말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나중에 지금의 경험이 지금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룬 힘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나는 할머니가 되어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는데, 이렇게 나약해서 이룰 수 있을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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